조용한 퇴사

조용한 퇴사에도 남는 사람들: 팀 분위기는 어떻게 바뀌는가

detailedchloe 2025. 7. 21. 20:01

요즘 직장에서는 누가 그만두었는지도 모르게 분위기가 바로 변한다.
사직서 한 장 없었는데도 팀이 무기력해지고 회의가 짧아졌으며 웃음 소리가 사라진다.

사람은 남아 있지만 마음은 떠난 조용한 퇴사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조용한 퇴사는 실제 퇴사와는 다르다.
그들은 매일 출근해서 일을 하고.. 겉보기엔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조직에 대한 감정적 유대나 주인의식, 기여 의지는 이미 사라져 있다.
이 조용한 이탈이 소속된 팀 전체의 분위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남아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한 사람이 조용히 나가 떨어지면 점점 남은 사람들도 점점 주변을 의심할 수 밖에 없고 감정을 숨기게 된다.
한두 명의 조용한 퇴사는 결국 팀 전체의 정서적 흐름을 바꾸는 강력한 변수가 된다.

 

조용한 퇴사 이후 바뀌는 팀 분위기

 

조용한 퇴사가 팀에 남긴 ‘말 없는 침묵’

 

한 사람이 조용한 퇴사를 선택하면 그 영향은 조용하지 않다.
회식에서 다들 평소보다 말을 줄이고 회의에서 눈을 마주치지 않으며 자발적으로 하던 일을 ‘지시받은 만큼만’ 처리한다.
이런 변화는 팀원 모두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아무도 표현하거나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뭔가 예전 같지 않네." 이런 말들이 돌지만 정작 아무도 그 사람에게 직접 묻지는 않는다.
팀장은 분위기가 흐트려지는 것을 싫어하고 동료는 “괜히 나만 나서는 거 아냐?” 하는 마음에 침묵을 택할 것이다.

이 침묵은 빠르게 전파되어 서로 말을 아끼고 감정을 감춘다.
조직 내에서 감정적 신호가 끊기면서 팀은 ‘정서적 무풍지대’로 바뀐다.

표면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서로를 믿지 않는 분위기가 쌓인다.
눈에 띄는 갈등보다 더 무서운 건 아무 말 없이 관계가 약해지는 구조다.

 

 

남은 사람들의 감정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조용한 퇴사를 하지 않고 잔류한 사람들은 어떨까?
그들도 점점 두 가지 감정 사이에서 흔들리게 된다.
1. 왜 나만 이렇게 열심히 하지? : 상대적 박탈감

2. 이 팀은 더 이상 예전의 팀이 아니야 : 소속감 상실감

 

가장 흔한 감정은 무력감이다.
예전엔 함께 아이디어를 내고 즐겁게 문제를 해결했던 팀인데 지금은 각자 할당량만 채우고 흩어진다.
협업의 재미는 사라지고 업무는 혼자서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짐이 되어버렸다.

또한 불안감도 커진다.
조용한 퇴사는 티 나지 않게 퍼지기 때문에 누가 떠날지 누가 남을지, 떠난다면 언제 떠날지 가늠하기 어렵다.
“다들 조용히 나갈 준비 중인데, 나만 모르는거 아냐?”
“이런 분위기에서 계속 일하는 게 맞나?”

이러한 감정은 서서히 팀원들의 업무 태도를 바꾼다.
열정적으로 하던 일도 ‘그냥 여기까지만 해야 하나?’ 싶어지고 실수를 줄이기보다 지나친 책임을 피하려는 방어적 자세가 강해진다.
결국 몰입은 줄고 에너지는 바닥나며 남아 있는 사람들까지 조용히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팀 리더는 왜 눈치채지 못하는가

조용한 퇴사가 팀을 바꾸고 있는데도 왜 많은 팀 리더들은 이를 인식하지 못할까?
이유는 단순하다. 조용한 퇴사는 ‘성과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이전처럼 잘 올라오고 데드라인도 잘 지켜지며 겉보기엔 이상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리더가 놓치고 있는 건 언어나 표정, 분위기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 흐름이다.
팀원이 '업무는 하되 마음의 문은 닫은 상태’로 일하고 있다면 조직의 에너지는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나 다름없다.

리더가 눈치채지 못하면 조용한 퇴사는 문화로 굳어지게 된다.
특히 이 시점에서 남아 있는 구성원들은 이중고를 겪게 될 것이다.
무너지지 않도록 붙잡고 있는 동시에 자신도 소진되지 않기 위해 거리두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조용한 퇴사를 멈추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리더가 아니라 ‘남은 사람들, 남은 동료들’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너무 많은 감정적 책임을 지우면 그들 또한 곧 이탈자가 될 수 있다.

 

이 흐름 속에서 남은 사람이 할 수 있는 것들

조용한 퇴사자가 늘어나는 조직에서 이전처럼 몰입을 유지하고 정서적 균형을 지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떠나거나 거리를 두는 것만이 해답도 아니다.

 

이 시기에는 첫째, 감정의 흐름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한 하루 일기라도 '오늘 팀 미팅 시간에 나는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내가 맡은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기록해보자.
이것만으로도 내 정서의 방향을 붙잡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 회복하기 위한 작은 루틴들을 세팅해야 한다.
몰입이 어렵고 지친다면 100%의 열정보다 70%의 안정된 집중력을 유지하는 전략이 더 효과적이다.

이를 테면,
– 점심 식사 후 10분 산책
– 업무 중 감정 기록 앱 사용하여 감정 기록 
– 출근 전 하루 목표 1줄 쓰기

이런 루틴들이 쌓여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조용한 퇴사자와의 관계는 ‘침묵’이 아닌 ‘이해’로 접근해야 한다.
나의 감정으로 번져 내 감정까지 흔들지 않도록 ‘그 사람의 상황은 그 사람의 선택’이라는 거리를 둔다.
하지만 그들이 회복되었을 때 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적당한 배려 정도는 남겨두는 것이 좋다.

 

남아 있는 사람들이 결국 팀을 지킨다

조용한 퇴사는 말없이 진행되지만 그 여파는 결코 가볍지 않아 팀 전체를 조용히 흔들게 된다.
가장 무서운 건 눈에 보이는 변화가 아니라 침묵의 확산이다.

이 상황에서 남아 있는 사람들은 ‘왜 나만 이렇게 버티고 있지?’라는 회의감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바로 팀의 분위기와 방향을 바꾸는 유일한 변수다.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조용한 퇴사로부터 조직을 지킬 수 있는 건 감정을 해석할 줄 알고 관계를 설계할 줄 아는 유연한 직장인들이다.

지금 이 시대, 말없이 사라지는 사람보다 말없이 자리를 지키는 사람의 힘이 더 강하다는 것을 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