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직장인들이 요즘 이렇게 느낀다.
“나는 왜 늘 많은 책임을 지고 있는 걸까?”
“열심히 일했는데 왜 보상이 없지?”
“나처럼 성실하게만 살면 손해 보는거 아닐까?”
그중에서도 유독 회의감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이 대개 ‘조용한 퇴사’를 하지 않고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성실한 사람들이다.
조용한 퇴사가 하나의 문화가 되어버린 요즘 오히려 끝까지 책임감을 내려놓지 못한 이들이 조직 안에서 더 큰 피로와 소진을 경험한다.
그들이 빈 공백을 채우며 분위기를 유지하고 문제를 조용히 해결하는 역할을 담당하지만 정작 회사는 그것을 알아주지 않는다. 오히려 ‘당연한 일’로 간주할 때가 많다.
이런 구조에서 성실함은 도리어 불리한 위치가 되고 만다.
그러나 문제는 그 성실함이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잘못된 것은 성실한 사람이 지속가능하지 않은 방식으로 일하고 있는 구조다.
오늘은 왜 조용한 퇴사 시대에 성실한 사람이 손해 보는 구조가 형성되었는지,
그리고 그 상황 속에서 감정 및 전략적으로 스스로를 지키며 커리어를 세팅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하나하나 살펴보고자 한다.
성실한 사람이 가장 먼저 지치는 구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성실한 사람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움직인다.
정시에 출근할 뿐만 아니라 정리되지 않은 업무는 자발적으로 마무리하며 문제가 생기면 책임감 있게 나서서 해결하려고 한다.
그들의 존재는 조직 전체에 안정감을 준다.
하지만 그 안정감이 자연스러운 것이 될 때 비로소 문제가 시작된다.
언제나 그렇듯 조직은 무너지는 부분보다 잘 돌아가는 부분에 무관심하다.
문제가 있는 팀원에겐 신경을 쓰지만 늘 잘 해오는 직원은 방치한다.
그래서 성실한 사람은 보상받기보다 ‘유지해야 할 고정 자원’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 성실한 사람은 점차 과중한 업무와 그로 인한 감정적 소진, 인정받지 못하는 허탈감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그들은 갈등을 만들지 않기에 조용히 무너지지만 그 무너짐마저 말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조용한 퇴사보다 더 위험한 ‘조용한 소진(quiet burnout)’이다.
조용한 퇴사자와 성실한 사람의 차이는 ‘감정 설계’에 있다
조용한 퇴사자는 회사에 더 이상 에너지를 쓰지 않겠다고 결심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기 삶을 지키기 위해 회사와의 심리적 거리를 확보한 사람들이다.
반면 성실한 사람은 아래 세가지의 특징을 지닌다.
– 감정을 줄이지 못함
– 시간과 에너지를 계속 쏟음
– 회사의 구조와 타인의 감정까지 끌어안게 됨
이 차이는 단순한 태도의 문제가 아니다.
그 사람의 감정 설계 능력과 관계가 있다.
성실한 사람이 손해를 보는 이유는 회사에 몰입하는 만큼 나를 보호하는 기술이 없기 때문이다.
몰입은 나쁘지 않다. 왜냐하면 몰입은 성장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여기에는 회복 설계가 반드시 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희생과 소모만 남을 뿐일 것이다.
성실한 사람이 살아남으려면 성실함을 설계해야 한다.
일을 어떻게 하는가만큼 일과 감정의 관계를 어떻게 조절하는가도 중요하다.
성실함을 전략으로 바꾸는 5가지 핵심 기술
성실함은 단지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시대의 성실함은 보여주고, 기록하고, 회복하며,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성실함이 가치로 전환된다.
1. 성실함의 기록화
당신이 하루 동안 한 일 중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한 헌신이 얼마나 되는가?
많은 성실한 사람들은 가시적이지 않은 헌신으로 일한다.
이제는 모든 기여를 작은 형태라도 기록해야 한다.
– 메일에 업무 범위 구체적으로 명시
– 회의 후 요약본 회의록 메모 공유
– 본인의 작업 기여도를 간단히 숫자나 키워드로 표현
이런 사소한 기록이 모이면 자신의 일의 족적이 되어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이는 이직/평가/성과 공유 시 결정적 자료가 된다.
2. 회복 기반 루틴 만들기
성실한 사람일수록 회복을 잊기 마련이다. 하지만 성실함에는 지속 가능성이 핵심이다.
– 매일 15분 동안 업무 일기 작성
– 주 1회 본인 컨디션 자가 체크
– 월 1회 감정 피드백 루틴 만들기
이 세가지는 단순한 루틴처럼 보이지만, 이게 없다면 몰입이 유지되지 않을 것이다.
회복 없는 성실함은 언젠가는 반드시 스스로를 불태운다.
3. ‘조건부 헌신’ 사용하기
“제가 하겠습니다” 대신 “가능하지만 이런 조건은 필요합니다.” 라는 언어로 바꾸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건 거절이 아니다. 경계선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성실함을 ‘자발성의 언어’가 아닌 ‘전략의 언어’로 바꿔줄 것이다.
4. 나만의 ‘업무 정체성 언어’ 만들기
매일 하는 일을 어떤 역량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조용한 퇴사자들은 감정적으로 조직을 분리시키곤 한다.
그러나 성실한 사람은 ‘조직의 일’을 ‘자기 일’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 “이 일은 내 개인의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기회야.”
– “이 보고서는 내 설득력 구조를 정리하는 훈련이야.”
– “지금 이 프로젝트는 나의 협업 리더십 실험장이야.”
이런 자기 합리화적 대화는 성실함을 커리어 자산으로 바꾸는 자기 설계의 특별한 기술이 될 수 있다.
5. 피드백을 요청하는 습관
성실한 사람은 칭찬받는 것보다 ‘민폐 끼치지 않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자신의 일에 대해 아무 말도 듣지 못하는 상황을 견딘다.
하지만 일터에서 피드백 없는 성실함은 무색하다.
내가 만든 자료, 기획, 제안에 대해 한 줄의 코멘트라도 반드시 요청하는 습관을 갖자.
이 피드백은 몰입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고, 타인으로부터 관심을 유도하며 이는 성과의 방향성을 확보하게 해준다.
성실한 사람을 지키지 못하는 조직은 무너진다
지금 많은 기업은 조용한 퇴사자를 주목하지만 정작 더 위험한 건 조직 안에서 남아있는, 조용히 소진되고 있는 성실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떠나기 전까지는 문제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이 떠난 순간 팀은 중심을 잃는다.
성실한 직원이 무너지면 팀 분위기가 느슨해지고, 각자의 역할 구분이 흐려지며 책임의 기준이 낮아진다
결국 전체적인 신뢰 기반이 깨지고 조직에 그리고 업무에 몰입할 이유를 찾는 사람들이 점점 없어진다.
조직이 진짜 지켜보고 지켜야 할 사람은 조용히 있는 사람이 아니라 조용히 '책임지는' 사람이다.
성실함은 전략이 되어야 살아남는다
조용한 퇴사가 흔해진 시대에서 성실한 사람이 손해 보지 않으려면 그 성실함은 더 이상 감정이나 태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성실함은 감정 설계, 일의 구조화, 회복 기술을 모두 갖춘 하나의 전략이 되어야 한다.
“내가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나는 왜 이런 상황에서도 나서게 되는 걸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비상 사태임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지금 필요한 건 성실함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가진 성실함을 조절하여 설계하고, 언어화하고 회복시키는 힘이다.
성실한 사람이 무너지지 않도록 조직도 그리고 본인도 그 힘을 유지해나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성실함이 소모되지 않고 자산으로 전환될 때 당신의 커리어는 훨씬 더 단단하고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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