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사를 하면 많은 것이 끝날 줄 알았다. 매일 마주치던 상사도, 내 의견을 묵살하던 팀 분위기도 이제는 과거의 일이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가볍지 않다. 회사 밖으로 나왔지만, 사람 자체가 피로하게 느껴진다. 누군가와 대화하고, 새로운 조직에서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럽다. 오히려 지금은 더 깊게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조용한 퇴사는 단지 업무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의 연결을 끊는 방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출근은 하는데 더 이상 동료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회의에는 참여하지만 의견은 말하지 않으며, 대화는 필요할 때만 짧게 한다.모든 관계에서 감정을 철수하고 연결을 최소화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감정은 무뎌지고, 말은 줄어들며, 사람에 대한 기대도 점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