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한 퇴사는 요란한 사직서 대신 침묵으로 시작된다. 아침에 정상 출근하고, 회의에 참석하며, 업무를 마감하지만 정작 마음은 이미 회사에서 떠나 있다. 그런 감정의 변화는 처음에는 나도 모르게 시작된다. 예전에는 회의에서 손을 들고 의견을 내던 내가 어느 순간부터 말수를 줄이게 되고, 상사의 피드백에 일희일비하던 태도는 이제 그냥 '그러려니' 넘어가게 된다. 더 이상 회사가 내 감정의 중심에 있지 않고, 나는 회사에 정서적으로 기대지 않게 된다. 이 시점에서 사람들은 문득 생각한다. ‘혹시 나만 이런 걸까?’조직 안의 분위기는 평소와 다름없다. 모두가 제 할 일을 하고 있고, 누군가는 여전히 성과를 낸다. 그런데 내가 느끼는 이 ‘거리감’은 유독 혼자만의 것처럼 느껴진다. 눈에 띄게 변한 건 없다. 주변..